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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 2011. 2. 22. 09:09

[에콜로지카] 머리말에서 앙드레 고르는 독일사민당의 기관지 편집장을 지낸 페터 글로츠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정보화된 자본주의가 우리의 생활을 점점 더 장악할수록 자유의지에 의한 낙오자의 수는 늘어난다”고. “그들로부터 새로운 세계관이 나올 것이”라고.
‘자유의지에 의한 낙오’. 매력적이고 동경할 만하나 지금의 생활과 삶의 태도를 완전히 바꾸고 일상에서 세밀하게 실천해나가야 하는,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내게는 버겁고 두려운 명제다. 그러나 즐겁다. 단지 연상의 유희이고 이룰 수 없는 꿈일지라도 조금씩 살을 붙여가는 ‘낙오’에 대한 상상이.(27)

박홍규가 쓴 [아나키즘 이야기]를 읽었다. 저자는 아나키즘의 속성을 ‘자유, 자치, 자연’으로 보고 있는데, 그에 기초한 아나키즘의 역사와 인물, 사상을 개괄하고 있다. 간디, 톨스토이, 신채호, 존 레논, 마르틴 부버, 바쿠닌, 프로포트킨, 북친, 윌리암 모리스 등 많은 인물들이 언급되었는데, 개중에 평소 호기심은 갖고 있었으나 본 적 없는 이반 일리히와 빅터 파파넥을 찾아 읽어봐야겠다.(24)

지난 해 늦은 여름이었던가? 강화에서 니은씨를 만났었다. 들일을 하다 우리를 맞이한 그의 몸에는 풀과 흙이 잔뜩 묻어 있었다. 그쪽 네 식구와 이쪽 세 식구 점심을 함께 했는데, 몇 달 후 미혼모가 배 속에서 키우고 있는 아이가 태어나면 입양을 하기로 했다고 그가 말했었다.
우연히 들른 그의 블로그에서 태어난 지 두 달이 된 아이를 본다. 문자를 보낸다. [래원이 보고 있어요. 니은씨 닮았네.^^ 즐거움이 새록새록 하겠어요? 건강하기를요. 그리고 다섯 식구 모두에게 축복이기를!] 그의 답장. [나 많이 닮았다면 잘 생겼다는 의미? ㅎㅎ 시간되면 래원이 보러 와요. 온이 보고 싶네]
엄마가 마음을 먹고 아빠가 동의하고 아이들과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입양에 합의했단다. 큰 아이가 "나, 그 아이, 규원이만큼 사랑할 수 있을까?" 걱정했고 엄마는 "그 아이, 규원이만큼 너를 사랑할 거야."라고 답했단다. 큰 아이는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조금씩 생각이 변해가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막둥이 내가 다 키워줄게."라는 카드를 주기에 이르렀다고. 아름다운 사람들이다.(23)

진심은 표현해야 소통할 수 있는 것.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더욱.(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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