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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 2012. 12. 11. 11:31

치읓이 말한다. "민주당이 대선에 목숨을 걸지 않는 이유가 있어. 걔네들은 2인자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킬 수 있거든. 어쩌면 1인자가 되려는 것보다 2인자에서 밀리지 않으려 애를 쓰는 게 그들이 숙명일지도 몰라. 내가 가장 두려운 건 이 나라가 미국이나 일본처럼 되는 거야. 두 보수집단인 새누리당과 민주당, 두 당만이 엎치락뒤치락 하며 존재하는 거. 진보와 좌파의 싹이 마르는 거지. 그래서 나는 내 두려움 때문에, 순자 언니야."(09)

젊은 시절 사르트르를 연구한 투렌은 말했습니다. "주체는 항상 나뿐 주체, 즉 권력과 규칙에, 전체적 기구로서의 사회에 반항하는 주체다"라고요.(......) 왜냐하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지배의 모든 형태와 수단, 즉 인간으로 하여금 주체로서 행동하지 못하게, 자신의 개별성을 공통목적으로 삼아 자유로이 활짝 피어나게끔 나아가지 못하게 방해하는 모든 것을 문제 삼기 때문이죠.-앙드레 고르, 에콜로지카, 9쪽(07)

눈 오는 날, 문디(성이 ‘문’이고 직업이 디자이너며 경상도 사나이라 이렇게 부른다)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삶아 퍼진 무-오뎅-꼬챙이-한나, 땃끈한 정종. 한. 잔.,... 멍청이 멍청이..... 세상 점으로 이루어지니..... ㅎㅎ' 답을 한다. '눈 눈 눈, 오시는 눈이 한 순간, 점이듯 세상도 지금의 나도 한 순간의 점. 정종 점 점 오뎅 점 점 눈물 점 점 수다 점 점. 점 점, 즐기시길. 멍청이 점 점.'(05)

농협창고 울타리에 대통령 선거 포스터가 붙어 있다. 그 앞을 지나가던 아이, 나를 부르더니 손가락으로 2번을 찍으며 웃는다. 이게 뭔 시추에이션? 태홍에게 이야기하니 웃으며 말하길 "어제 읍내 나갔더니 문재인 선거운동을 하더라구요. 아줌마들이 손가락 두 개를 펴고 2번 2번 하는데 사온이가 브이하는 줄 알고 자기도 아줌마들 보며 브이를 했겠죠. 아줌마들 무척 좋아하더만. 그래서 2번이 기억에 남았나봐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그래도, 나는, 7번, 순자씨다. 좌파를 동경하면서도 민주당적으로 살고 있는 내가 좌파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이다."(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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