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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 2020. 5. 1. 22:28

23  지난주에 며칠 아팠다. 기대하고 있던 1박2일 순천 여행도 물거품이 되었다. 굶으며 버텼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덜덜 떠는 와중에 뜬금없이 우주와 신에 대해 생각했다. 금요일에 완전히 멀쩡해졌다. 아내가 애썼다며 소소한 주안상을 기대하시라 했는데, 오후부터 아이가 열이 나기 시작했다. 하루를 꼬박 견디다 병원에 다녀왔다. A형 독감이었다. 주말동안 해열제로 버티며 열과 씨름하다 오늘 아침에서야 정상 체온으로 돌아왔다. 독감 진단으로 사흘 학교에 갈 수 없게 된 아이는 휘파람을 불었고 본의 아니게 저축해 둔 게임 시간을 몽땅 끌어다 썼고, 끼니를 챙겨 먹으며 좋아했다. 하여 아이를 배신하고 홀짝일 수는 없어서 미뤄두었던 맥주를 오늘에서야 마실 수 있었다. 앓고 나니 꿀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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