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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 2022. 1. 14. 09:32

02

카톡을 보던 아내가 말했다. 용천리 벚꽃이 활짝 피었답니다. 가보입시다. 이른 봄 퇴원한 해부터 5년 째 연례행사가 된 ‘드라이브 인_꽃구경’. 차에서 내릴 일 없으니 작업복 그대로 집을 나섰다. 용천리 입구에서부터 줄지어 설매재를 넘어가는 수백 그루 벚나무의 꽃들이 만개했으나 날이 흐려 반짝이지는 않았다. 무심하게 몇 컷 찍고 집에 돌아와 열어보니 이런, 흑백 모드였다. 꽃이 눈 같았다.

 

09

서울에서 친구가 찾아왔다. 지평에 사는 선배가 합류해 읍내에서 점심을 먹었다. 식후 커피를 마시며 선배가 물었다. 내가 본 양평 벚꽃 길 중에 으뜸인 곳이 있는데 가볼 텐가? 오브 코스지요.

개군면 강가로 갔다. 출발 지점이자 도착점인 곳에 주차했다. 평평하고 한가한 길이었다. 벚꽃이 활짝 폈다면 정말 장관이었겠으나 이미 대부분 떨어져 있었다.

강을 보며 천천히 슬그머니 소리 없이 굴러갔다. 그 모양과 고요가 저 강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물 흐르듯 3km 가량 산책했다. 걷는 것 같아 좋았고, 내내 볕과 구름도 좋았다.

 

10

꿈. 할머니 제사인 것 같았다. 흰 옷을 입고 있던 나를 본 아버지가  흰 옷은 안 된다고 하시며 당신의 검은 옷을 꺼내서 주었다. 그것을 입고 절을 올렸다. 절을 마치니 아버지가 아내와 나한테 반지를 주셨다. 오른손 중지에 꼈는데 약간 헐렁했다. 가락지가 아니고 네모나고 커다란 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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