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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 2011. 7. 22. 20:52

작업실에 도착해 나무 우체통 속을 들여다보니 둥지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녀석들, 위태위태하던 시간을 지나 어느 순간부터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더니 날아간 게로구나. 반가운 인연이었다. 잘 살기를.
친구가 말한다. "새들 날아갔어. 어제 새벽에 새 한 마리 엄청 시끄럽고도 날카롭게 지저귀더니, 어미가 새끼들에게 나와 날아보라고 독려하는 소리였나 봐."(25)

콸콸 쏟아지던 개천의 물은 어느새 잠잠히 흐른다. 물이 맑다. 점심을 먹고 걷는데 친구가 묻는다. "어때? 이곳으로 오니 행복하신가?" 흔하디흔한 개망초가 길 옆 풀밭에 가득하다. 작고 파란 꽃, 달개비도 피어나기 시작한다. 행복....... 전우익 선생을 빌어 답한다. "글쎄, 혼자 행복하면 뭔 재미가 있겠는가?" 이 친구, 스스로도 감당 못하는 이가 참 거창하다 생각할까? 뭐, 아무렴 어떤가. 나는 다만 태홍을 생각할 뿐이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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