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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 2022. 1. 1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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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며 아카데믹한 재현의 굴레에 대해 생각했고, 거의 다 그리고 나서는 ‘자신이 열망하는 작업과 그 진지한 태도에 비해 현재의 작업은 항상 우습다. 자신이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꾸밈없이 솔직하라’고 한 박종호 작가의 글이 떠올라 웃기도 했다. 마무리한 뒤 물러나 볼 때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등이 불타고 있는지 모르는 저 이는 통증을 알지 못하는 내 다리와 같구나. 이게 몸의 일이기만 할까? 정신의 감각에도 일어나는 불행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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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대회에서 상금을 받은 아이가 아빠 몫으로 막걸리를 사들고 귀가했다. 그림을 작파하고 아내와 낮술처럼 귀한 평일 음주를 즐겼다. 20년 동안 아버지와 숱하게 마셨던 홍천 팔봉산 막걸리 맛이 나 잠시 얼마 지나지 않은 그 시절이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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