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71

노트 2011. 7. 4. 11:37

그들이 거짓을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다. 자신들이 잘 살 수 있다면 누가 죽든 무엇이 사라지든 상관하지 않는다.(10)

요즘 날씨 예보가 궁금해 지직거리는 화면으로 아홉시 뉴스를 본다. 뉴스가 온통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 확정 소식에 떠들썩하다. 엠비는 거들먹거리고 연아는 울고 평창군민들은 환호하고 눈물짓는다. 반대 의견에는 단 1초도 할애하지 않는 언론. 슬프고 화가 난다. 국가주의 나라를 보는 듯 하다. 정치에 목 맨 관료들의 치적을 위한 반짝 행사인 개발 프로젝트. 건설업자와 중계권업자들만 손에 돈을 쥐는 행사. 국제적으로도 국내에서도 입증된, ‘저주’라는 말까지 떠도는 대형 행사의 폐해 - 환경과 생태계 파괴, 부동산 가격 급증, 지역민의 터전 파괴, 지자체 부채 증가, 적자를 매꾸기 위해 증가되는 국민의 세금 부담....... 그 전철을 그대로 밟을 가능성이 농후한 평창....... 그런데 어느 작자가 그랬다지? 평창 동계올림픽을 못마땅해 하면 국민이 아니라고. 그런 국민 할 생각 추호도 없다.(07)

운이 좋아서, 지리멸렬하게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03)

쉬지 않는 비에 집은 습기로 가득하다. 눅눅하다 못해 축축할 지경. 조바심을 내던 태홍은, 가구들 다 버리고 간편하게 떠나면 되지 뭐. 덕분에 새로워질지도 몰라, 마음을 바꾸었다고 위로했으나 나는 날씨보다 더 가라앉아, 왜 이렇게 살고 있을까, 기분이 거지같다.
엊그제 둘째를 낳은 문목수와 읍내에서 술 한 잔 한다. 술을 마시기 위해 읍내로 나온 건 처음 있는 일. 이러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말에 뼈도 살도 없다. 리듬도 멜로디도 없다. 중언부언 푸념일 뿐. 철들지 않는 자신을 보는 일이 때로는 참 난감하다.
생활이 단조롭고 책을 읽지 않아 생각이란 게 없어졌다 했더니 문목수 왈 "이곳에서의 삶과 생각이 책을 뛰어넘을 거예요. 그래서 책이 될 거예요. 하나 밖에 없는 형의 책." 허나 나는 아직 이곳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도 떠돌이 같다. 어디에서든 그러려나? 그게 내 몸에 새겨진 지도일까?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그 놈의 습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떠돌이란 느낌 때문이었을까? 머릿속에 한 문장이 퍼뜩 지나간다. '사는 일이라는 게 힘들지도 고단하지도 않지만 때로 서글프다.'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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