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23

노트 2018. 3. 3. 08:54

22  와인 한 잔 마시다 뜻하지 않게 붙박이장 문을 열었다 외벽과 맞닿은 벽에 잔뜩 끼어 있는 곰팡이와 장시간 뜻하지 않은 씨름을 하고 난 뒤, 내 소변통을 씻으며 하루를 마무리한 원. 식탁 의자에 털썩 앉아 남아 있는 와인을 마신다. 그 모습을 보며 “곰팡이 닦고 남편 소변통 씻은 뒤 와인을 마시는 사람은 세상에 당신 밖에 없을 것이네.”라고 말하자 원이 웃으며 답하길 “내가 이 삶에서 얻은 건 오직 값진 멘탈이쥐. 기승전긍정이랄까? 하 하”


26  작년 봄에 퇴원해 집으로 돌아와 주 3일 다니기 시작한 국립교통재활병원 외래재활치료도 종결지으며 2년 5개월 간의 병원생활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 날. 원이 단월면까지 가서 '맛있는' 두부를 사가지고 와 저녁 밥상에 올렸다. 감빵생활을 한 것도 아닌데 두부라니. 병원생활이 끝났으니 이제 새 삶을 살라는 갱생의 의미라나? ㅎ

징역을 살고 출소한 이들에게 두부를 먹이는 이유를 찾아보다 박완서 선생의 이런 글을 보았다.

[징역살이를 속된 말로 ‘콩밥 먹는다’고 하는 것을 생각하면 출옥한 이에게 두부를 먹이는 까닭을 알 것도 같다. 두부는 콩으로부터 풀려난 상태이나 다시는 콩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렇다면 두부는 다시는 옥살이하지 말란 당부나 염원쯤으로 되지 않을까.]

염원한다. 오늘 바이바이 안녕, 인사 나눈 병원과 다시는 나쁜 인연을 맺지 않기를!


28  왼쪽 엄지발가락 발톱과 살 사이에 피가 맺혀 있다. 살 속으로 파고 들어간 발톱이 피를 낸 모양이다. 피를 손으로 찍어 맛을 보니 비릿한 쇠맛이 난다. 피와 철에 대해 찾아본다.

혈액은 액체성분인 혈장과 세포성분인 혈구로 이뤄진다. 혈구는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으로 구분되고 이중 적혈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적혈구는 우리 몸의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산소 운반이 가능한 것은 적혈구 내의 헤모글로빈이라는 존재 때문이고, 이 헤모글로빈이 제 역할을 해내는 데는 헤모글로빈 속에 철Fe이 있기 때문이다.

원소번호 26번, 원소기호 Fe인 철은 가장 안정적인 원자핵을 지니고 있으며, 별에서 일어나는 핵 합성에서 얻어지는 최종 원소로 우주에서 6번째로 풍부해 지구 전체 무게의 약 35%를 차지한다. 철은 거의 모든 생물의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원소로, 헤모글로빈과 미오글로빈 단백질에 들어 있는 철은 산소 운반과 저장에 핵심적 역할을 하며, 세포 호흡과 산화-환원에 관여하는 여러 효소들에 들어 있는 철은 생체 내 전자 전달을 중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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