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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 2022. 1. 14. 10:0909
나이가 들면서 원이 스스로 가장 안쓰러워하는 대목은 감각의 촉이 무뎌지고 있다는 걸 실감할 때. 예상했던 일이 살짝 빗나가자 원이 말했다.
“나도 이제 한물갔네.
그 말을 들은 아이 왈
“엄마, 물은 원래 썰물이 있고 밀물이 있잖아. 한물이 가면 또 한물이 오는 거야. 그러니까 걱정 마. 엄마의 한물은 또 올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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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이 아이에게 물었다.
“온, 살면서 엄마에게 들은 말 중에 가장 기분 좋은 말은 뭐였어?”
잠시 생각하던 아이가 킥킥 웃으며 말했다.
“자, 골라 봐. 라면이야? 떡국이야? 이 말. 크 크”
원이 한참을 웃고 난 뒤 아이가 말을 이었다.
“그건 개그였고, 진짜는 뭐냐면 ‘네가 존재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엄마는 기쁨이야.’라고 한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