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02

노트 2015. 10. 12. 06:22

 

11  화전리 노란 벼 사이 길을 걷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굵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왼편 양평읍 위에는 해가 창창했다. 기이한 소나기로구먼. 풍경을 보며 가는데 아이가 소리쳤다. “무지개다” 오른편으로 고개를 돌리니 무지개가 떠 있었다. 원과 아이는 환호성을 질렀다. 조금 더 국도를 달리다 용천리 마을길로 접어들어 차를 세웠다. 비상등을 켜두고 모두 내려 비를 맞으며 무지개를 바라보았다. 둥근 반원의 무지개를, 이렇게 선명한 무지개를, 그것도 비록 한쪽은 희미하나 쌍무지개를 내가 본 적이 있었던가? 땅에서 땅까지, 반원의, 선명한, 쌍무지개였다.

비가 그치자 무지개가 천천히, 어쩌면 빠르게 사라지기 시작했다. 무지개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동영상을 찍으며 그 변화를 중계하고 있던 아이가 말했다. “무지개야. 잘 가. 고마웠어.”

 

 

 

 

 

'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031  (4) 2016.03.02
16023  (5) 2016.02.21
15101  (1) 2015.10.10
15093  (1) 2015.09.24
15092  (0) 2015.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