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3

노트 2019. 4. 28. 10:15

27  가족들만 모여 조용하고 조촐하게 아버지를 보내드리고 돌아왔다. 영매인 원의 친구가 말했단다.

“아버지 음성을 들었어. 껄 껄 껄 웃으시며 ‘한 세상 잘 놀다 간다. 아들들아, 딸들아, 며느리들아, 사위들아, 손주들아. 너희들도 잘 놀다 오너라.’ 이러시더라고.”

나와 가족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아마도 살아있는 자들은 알지 못하는 어딘가에서 공空으로 평안하실 것이다.

 

23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세 시간 동안 곁을 지켰다. 손을 잡고 말씀드렸다. 사랑해요. 아버지. 한 세상 함께 살아서 좋았어요. 평온한 곳에 먼저 가 계세요. 그 말을 하는데 울컥 눈물이 났다. 가족 모두 모여 임종을 지켰다. 아버지의 숨이 멎었을 때 자식들은 숨죽여 울었고 엄마는 오열했다.

치매 때문에 당신 자신의 생과도, 60년을 함께 산 아내와도 자식들과도 작별 인사를 나누지 못하신 것이 마음 아팠지만 모를 일이다. 우리는 듣지 못했지만 아버지는 아버지 나름대로 따뜻한 이별의 인사를 나누셨을 지도.

사랑해요. 아버지. 한 세상 사시느라 애쓰셨으니 평안하시고 또 평안히 쉬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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